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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0 자랑스러운 수만휘 기숙학원 학생들에게
손정대 2026-09-30
수만휘 기숙학원 · 학생 공지 수능까지 50일
D-50
자랑스러운 수만휘 기숙학원 학생들에게
여러분, 오늘로 수능이 50일 남았습니다. 이 글을 받고 '또 잔소리구나' 하는 학생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국어 독해 연습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읽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읽은 만큼 생활에서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해마다 수능이 끝나면 여러 학생의 얼굴을 봅니다. 점수를 받아 들고 웃는 학생도 있고, 아쉬움을 안고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와 관계없이 참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마지막 두 달만이라도 더 제대로 할걸.”
실력이 부족했던 것보다, 할 수 있었는데 흘려보낸 시간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 모양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수능 날 저녁에 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글은 그 마음 하나로 적습니다.
오늘부터 딱 네 가지만 지켜 주십시오.
1쉬는 시간은 다음 공부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해 주세요.
화장실에 다녀오고, 물을 마시고, 잠깐 기지개를 켜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복도나 외곽을 돌아다니거나 친구와 쉬는 시간 내내 이야기하는 모습은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은 5분, 10분도 아쉬워해야 할 때입니다. 필요한 일을 마쳤다면 자리로 돌아와 다음 시간에 할 것을 확인하고, 방금 공부한 내용이나 외울 것을 한 번 더 보는 시간으로 채우세요.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당장은 즐거울지 모르나 결국 서로의 수능 점수를 깎아먹는 일입니다.
2시작 시간이 되면 바로 펜을 들 수 있게 준비하세요.
늦게 자리에 들어오고, 앉아서도 책을 펴고 필통을 정리하다 몇 분씩 보내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이제는 그 몇 분조차 아까운 시기입니다. 수업이나 자습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자리에 앉아 필요한 책을 펴고, 머리를 공부할 수 있는 상태로 바꿔 두세요. 수능장에서는 타종과 함께 바로 문제를 읽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습관은 수능 당일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지금 자습실에서 만들어집니다.
3오늘 '끝낼 것'을 적고 시작하세요.
“오늘 수학 열심히 해야지.” 이건 다짐이지 계획이 아닙니다.
□ 수학 9월 모평 오답 10문제 다시 풀기
□ 국어 독서 기출 3지문 분석하기
□ 영어 틀린 어휘 50개 복습하기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정하세요. 그리고 하루가 끝나기 전에 하나씩 지워 나가세요. 하루를 마칠 때 '많이 했다'는 느낌보다 '이것을 끝냈다'는 목록이 남아야 합니다.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학생은 대부분 오늘 끝내야 할 구체적인 목록이 없습니다. 해야 할 것들이 눈에 보여야 비로소 자기 시간을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4맞히는 문제보다 틀리는 문제 앞에 오래 머무세요.
아는 문제를 다시 풀면 편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점수를 바꿔 줄 곳은 대부분 다른 데 있습니다. 자주 틀리는 유형, 볼 때마다 헷갈리는 개념, 유난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 알면서도 반복해서 실수하는 부분. 지금부터는 그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마주하는 불편함과 불안함을 피하지 마세요. 그 하나를 해결할 때마다 수능에서 틀릴 문제가 하나씩 줄어듭니다.
남은 50일 동안 대단한 결심은 필요 없습니다.
오늘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것, 그걸 50번 하면 됩니다.
지금 힘든 것 압니다. 몇 달째 집을 떠나 이곳에서 버텨 온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이미 많은 걸 해냈습니다. 그래서 더 아깝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마지막 50일을 느슨하게 보내기에는 여러분이 쌓아 온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앞으로 선생님들은 쉬는 시간의 불필요한 이동과 잡담, 수업·자습 시작 시간, 학습 분위기를 지금보다 더 세심하게 살피겠습니다. 여러분을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수능이 끝난 뒤 여러분이 '그때 조금만 더 할걸' 하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여러분도 이제 스스로를 조금 더 엄격하게 대해 주었으면 합니다. 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을 때,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 책상에 엎드리고 싶을 때. 어떤 이유로든 공부에서 손을 떼려는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봐 주세요.
“지금 이 행동이 수능 이후의 나에게 도움이 될까?”
그리고 매일 일과가 끝나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오늘 나는 오롯이 수능을 위한 하루를 보냈나?”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하루를 50번 만들어 봅시다. 수능 날 아침 시험장에 들어갈 때, 적어도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